Pink Slime

전시소개

현대 사회는 정보의 과잉 속에 존재한다.
AI 기술의 고도화와 미디어 플랫폼의 상업적 알고리즘은, 사실 검증 이전에 ‘공유될 만한 정보’를 우선시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수많은 가짜 뉴스와 조작된 이미지, 허위 맥락의 인용은 개인의 인지 구조를 비가역적으로 침식시킨다.

‘기억’은 본래 개인의 주관적 해석을 포함하지만,
동시대의 정보 생태계는 이를 사회적 암시와 반복 노출을 통해 ‘기억된 사실’로 고정시킨다.
이는 곧 만델라 효과(Mandela Effect)라 불리는 집단적 기억 왜곡 현상을 촉진하며,
사람들은 스스로 체험하지 않은 정보를 진실처럼 내면화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간의 비판적 사고는 기능을 상실해간다.
사유의 과정은 생략되고, 클릭 가능한 직관적 감각만이 잔존하며,
현실에 대한 판단은 스스로의 판단이 아닌 외부 지시에 의해 구성된다.

‘PINK SLIME’은
이러한 정보 환경이 어떻게 인간의 인식, 기억, 진실에 대한 감각을 마비시키는지를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이는 단순한 ‘허위’에 대한 고발이 아니라,
무비판적 수용을 반복하는 우리 자신의 태도에 대한 반성의 기회이기도 하다.

당신이 믿는 현실은 진실인가, 아니면 설계된 오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