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

사람은 누구나 삶을 살아가며
‘추억’이라는 책의 연작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수 년간 열어보지 않은 책들이 책장에 잔뜩 꽂혀 있는 저처럼
추억이라는 책을 모으기만 할 뿐, 꾸준히 꺼내 읽어 보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그러나 추억은 기억하지 않으면 그 형태를 잃습니다.

저는 작품을 통해, 잊고 있던 추억의 책을 찾아주고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작은 위로와 안식을 줄 수 있는
‘사서’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제 작품은 ‘책’들로 이미지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소중했던 기억을 일기장 혹은 앨범과 같은 책의 형태로
곧잘 기록해 오곤 했습니다. 책은 사람에게 있어 소중한 추억과 경험의 모양이죠.

저는 책들의 반복을 통해 자개 특유의 무늬들이 이어지는 듯한
비정형적인 텍스처를 만들어냅니다.
사람들은 비전형적인, 명확한 형태가 없는 것을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완성되지 않은 부족한 부분을 해석하고자 하죠.

그렇게 관람자들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기억을 바라보게 됩니다.
누군가는 책장 속에서 어떤 자연의 모습을, 누군가는 사람을,
또 누군가는 책 그 자체를 볼 수도 있겠죠.
정하는 것은 감상자 자신입니다.

그렇게 각기 다른 빛나는 추억들이 연상되고 기억되면,
추억의 책들은 전시장 속에서 무수히 많은 별처럼 빛나게 됩니다.
별은, 아침이 되면 우리의 곁을 떠나는 것 같지만
언제나 우리의 곁을 지키고 있듯이
우리의 추억도 그렇습니다.

누군가 막막한 미래 앞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당신의 찬란했던 기억을 물어봅니다.
지금은 어두운 밤이지만,
그 기억의 빛을 길잡이 별로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말이죠.

찬란했던 순간들에 먼지가 슬어 더 이상 빛나지 않게 되기 전에,
한번쯤은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어루만져주는 것은 어떨까요.

자개는 배경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더 밝은 빛을 냅니다.
힘든 상황에서 추억 또한 그 무엇보다도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죠.
추억은 마치 자개와 같이,
어둠 속에서 무엇보다 빛나는 존재입니다.

또한 자개는 공간에 따라서, 빛에 따라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
각각 다른 색을 자아냅니다.
어느 때는 어두운 밤의 일부처럼 보이다가도,
또 어느 때는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 보이기도 하죠.
자개의 이러한 특성은, 어떤 소재보다도 다양한 기억의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전시명

  • 길잡이 별

참여 작가명

  • 사서 (서승현)

전시구분

  • 순수회화

전시주제

  • 나전

전시기간

  • 2024.2.9(금)~2024.2.12(월)

관람시간

  • 12:00~19:00 (2/9는 15:00~19:00)

관람비용

  • 무료관람

관람연령

  • 연령제한없음

소개 링크



전시장소

  • 갤러리 알지비큐브
  •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9라길 26 1.5층 지도보기

주차안내

  • 본 건물에는 주차공간이 없습니다. 인근 주차장을 이용해 주세요.

대중교통

  • 홍대입구역 7, 8, 9번 출구 도보 5~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