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들다

전시소개

‘스며들다’는 천천히 다른 물질 속으로 배어들거나, 어떠한 생각이나 감정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는다는 의미를 담는다. 스며듦은 갑작스럽고 급격한 변화와는 달리 점진적이고 은밀한 과정이다. 물이 토양 깊숙이 스며들어 나무의 뿌리에 도달하듯, 우리의 경험과 감정 역시 의식의 표면 아래로 스며들어 존재의 근간을 이룬다. 시간 또한 스며드는 존재이며, 과거는 현재에 스며들어 기억이 되고, 현재는 미래에 스며들어 가능성이 된다.

이번 전시는 각 작가들이 포착한 다양한 스며듦의 순간들을 통해 삶의 미묘하고 깊이 있는 층위들을 탐구한다. 색채가 캔버스에 스며들며 만들어내는 우연한 형태들, 과거와 현재가 중첩되며 생겨나는 감정의 층위들이 작품 속에서 숨 쉰다. 이를 통해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보는 이의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예술적 체험이 된다.